<W기고>엔에 대해서는 「추락」, 원에 대해서는 「돌파」라고 차별하는 한국언론
최근 한국과 일본은 마찬가지로 '달러에 대한 시세 상승'(자국화폐 가치 하락)이라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달러 1,3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다시 말해 원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 1달러 135엔 수준으로 상승해 엔도 원화처럼 가치가 떨어졌다.

언론 보도는 객관성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선 기자가 이성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일선의 기자가 감정에 사로잡혀 기사를 작성하면, 책상에서 아무리 보완해도 보도의 객관성이나 일관성이 상당한 부분에서 손상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이 보도하는 일본 관련 기사는 불행히도 객관성과 일관성을 찾기가 어렵다. ‘일본=악’으로 만들어진(떡볶은) 관념에 지배되어 이성이 사라지고 감정만 남은 상태에서 일본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자라고 해도 어릴 때부터 이어지는 집요한 '반일세뇌'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반일세뇌된 기자가 만든 '반일기사'는 일반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더욱 오염시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한국 언론의 만성적인 문제는 최근엔 엔에 대해서는 ‘추락’으로 표현하고 원에 대해서는 ‘돌파’로 표현하는 이중형태만 봐도 곧 확인할 수 있다. . 상대가 일본이라면 이렇게 보도의 객관성과 일관성은 처음부터 손실되어 버리고 있다. 같은 '달러에 대한 시세 상승'(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 현상에 직면한 양국의 상황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가 지극히 이중적인 것이다.

한국의 보수계지를 대표하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조차 예외는 아니다. 같은 양국의 상황에 대해 엔과 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사 제목의 예)
‘추락하는 일본엔, 7년 만에 최저’ 2022.03.29, 조선일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엔의 가치… 20년 만에 최소’ 2022.06.07, 조선일보
‘원-달러 1270원 돌파…홍남기 발언에서도 급등’ 2022.04.23, 조선일보
‘원-달러 1300원 돌파… 13년 만에 최고’ 2022.06.23, 조선일보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였다.
“추락하는 엔…“나쁜 엔화 싸움”에 일본 경제 “가타가타”” 2022.04.19, 동아일보
'엔의 가치, 1달러 130엔에 접근하면서 추락' 2022.04.20, 동아일보
‘원-달러 15원 급등… 15개월 만에 최대폭’ 2022.06.08, 동아일보
‘원-달러 1300원 눈앞…13년 만에 최고’ 2022.06.22, 동아일보

일본(엔)과 한국(원)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언론은 일본에 대해서는 주로 '엔추락', '20년 만에 최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다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주로 ‘1270원 돌파’, ‘13년 최고’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언론이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례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일관성을 지킬 수 있다.

사례 1:
-일본에 관한 표현예: '추락하는 엔, 20년 만에 최저'
-한국에 관한 표현 예: ‘추락하는 원, 13년 만에 최저’

사례 2:
-일본에 관한 표현예: '1달러 135엔 돌파, 20년 만에 최고'
-한국에 대한 표현 예: '1달러 1300원 돌파, 13년 최고'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언론은 일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내는 케이스 1의 표현(“추락”, “최저”)을 주로 선택해, 한국에 대해서는 케이스 2의 표현(“돌파 ”, “최고”)를 주로 선택했다. 스스로 일관성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사실상 '이미지의 날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인의 머리 속에 '일본=악'이라는 이미지가 정착한 원인으로 장기간에 걸친 한국 언론의 이런 교묘한 이미지 날조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악」이라고 하는 한국인의 잘못된 인식을 타파해 나가는데 힘을 넣어야 할 한국의 언론이, 오히려 이러한 방법으로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강화의 선두에 서 있는 현실은, 매우 유감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언론은 이미 언론으로서의 기본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이 작동하지 않는 국가가 선진국이 된 예는 없다.

2022/06/28 12:47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