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미국에서 '셀프 수리 서비스 시작', 한국에서는 아직
삼성전자가 8월부터 미국에서 '갤럭시(Galaxy)'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대상으로 순정 수리 부품 판매와 매뉴얼 제공을 시작했다. 고장난 기기를 서비스 센터에 맡기지 않고 사용자가 아이픽스잇(iFixit)에서 직접 부품을 구입해 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8일 iFixit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 S21 울트라 USB-C 충전 포트 교체하는 어셈블리 키트는 66달러 99센트, 화면과 배터리를 교환하는 키트는 239달러 99센트 에서 구입할 수 있다. 키트에는 해당 부품은 물론 수리에 필요한 도구, 구 부품을 반송하기 위한 무료 반품 라벨 등이 부속되어 있다. 고객은 라벨을 붙이고 불필요하게 된 부품을 삼성전자에 배송하면 된다.

삼성전자 이러한 시도는 유럽을 중심으로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에 대한 압박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교환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고 스마트폰 수리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폐기물의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 의회는 2020년 11월 수리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결의를 채택하고, 2021년에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애플(Apple), 삼성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 사설수리제한 관행을 독점금지법, 소비자보호법 등 불법행위로 보고 제재할 방침을 내놓았다. 뉴욕주의회는 6월 메이커가 수리에 필요한 정보나 부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과 구글(Google)도 올해 4월과 6월 각각 자기 수리 서비스를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셀프 수리 서비스가 한국 등에서도 퍼질까. 이재명 '함께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대선에서 당시 '전자·가전제품 소비자 수리권 확대'라는 공약을 내걸고 지난해 11월 15일에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사회적 논의는 시작되지 않았다.
2022/08/12 09:43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