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선택한 나라는 일본…지금 전세계가 ‘바이 재팬’ = 한국 보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장 큰 파트너로 일본을 선택했다"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버블경제 당시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둘러싸고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견해가 나온다. 미국이 반도체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 역시 미국 반도체 구매를 방해하는 등 반도체 전쟁이 심한 가운데 일본이 '어부의 이익'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엔저가 과거 최대급의 양적 완화 정책의 효과에 따라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과 일본 기업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노력도 일본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닛케이 평균 주가가 4만엔에 도달하는 시대도 멀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잃어버린 30년을 되찾는 일본

31일 닛케이 225지수는 전 영업일에 비해 1.47% 하락한 3만887.88로 거래를 마치고 5월 30일 3만1328.16을 붙여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반락했다. 이는 버블 경제가 끝나기 직전인 199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20% 이상 상승하고 있다. 코스피(15.79%), 상하이 종합주가지수(2.83%),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은 물론 미국(9.97%)과 유럽(10.44%) 증권시장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유출된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가는 올해만 일본주를 30조원 가까이 매입하고 있다. 4월 일본 국내 주식투자액은 45조7775억원으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반도체 마찰이 심한 가운데 특수가 일본으로 향한다고 분석되고 있다. 26일 미 디트로이트에서 지나 레몬드 미 상무장관과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일미 상무·산업 파트너십(JUCIP)’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제재를 받은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은 히로시마에 투자할 계획을 밝히는 등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의 새로운 공급망으로서 일본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의 일본 방문도 주식시장에 호재가 됐다. 버핏은 2022년에 구입한 대만 반도체 회사 TSMC의 820만주를 올해 1분기에 모두 매각해 “TSMC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이지만 회사 위치가 문제”라고 말했다. 4월에는 일본을 방문해 “50년 후 일본과 미국은 지금보다 성장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지분을 7.4%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대만 기업보다 일본 기업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엔화가 진행되고 나서는 일본주가 상승할 뿐이라는 기대도 일본 증권시장을 밀어 올리고 있다. 보통 엔화로 돌아온 뒤로 돌아오기 시작하면 일본 주식시장이 아웃퍼폼할 확률이 높았지만 2022년 말부터 이 조건이 성립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일본주가 저렴할 때 사면 엔고로 전환할 때 주식을 팔아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달러/엔은 현재 1달러 140엔대로 거래되고 있다.

일본 기업이 만성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던 것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주식시장의 활황을 이끌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말부터 PBR이 1배 미만인 기업에 저평가의 원인을 분석해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고 공시할 것을 촉구했으며 이에 일본 기업도 호응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의 2022 회계연도 자사주 매입은 역대 최고인 약 9조7000억엔에 달한다.

이대로 가면 닛케이 평균 주가가 4만엔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견해도 나온다. 영국 제노 애셋 매니지먼트는 “일본 상장 기업이 거래소의 요구대로 자본 효율을 개선하면 3년 만에 닛케이 평균 주가가 4만엔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잇따른 호재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익은 좋지 않고, 특히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조짐이 없다는 점은 증권시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신한(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일본 시장이 재평가되는 가운데 12개월 선행 PER은 저점에 비해 20% 상승했지만 이는 10년 중위 수준으로 저렴하다. 매력은 변함없다”면서도 “단, 전반적인 일본 기업의 이익은 아직 개선의 조짐이 없고, 이는 미국, 유럽, 한국 시장의 이익 전망이 밝은 것과는 다르다”고 말해 기업 이익이 올라가지 않으면 외국인의 매입이나 추가 상승압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23/06/05 09:25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