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달 31일 4년 만에 열린 제49회 중의원 의원총선거 투표율은 55.93%로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일본에서의 투표율의 침체는 지금 시작된 문제는 아니지만, 조금은 충격이었던 것 같다. 유권자가 투표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이나 가두시위 등에 대한 참가자체를 거부하며 ‘공공으로 굳은 쪽을 향한 일본인’이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사회가 한 달 가까이 전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번 중의원 총선거 투표율이 침체했는지 의문을 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중의원 총선거가 10년 가까이 집권해온 자민당을 심판하는 성격을 띤다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형 코로나 사태로 자민당 대응 능력의 모습이 드러나 1강 체제에도 균열이 생긴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코가 숨어있는 크기의 '아베노 마스크'를 놀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총리를 사임하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후임이 되었지만, 스가 정권마저도 1년 천하에서 끝났어. 전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 올림픽을 강행해 신형 코로나의 신규 감염자가 하루에 2만5000명 이상 발생한 것을 받아 지지율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번이야말로 정권교체가 있을까 생각했고, 막상 중의원 총선거 뚜껑을 열어보니 또 자민당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게다가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스가 내각 때보다 낮은 지지율 49%로 시작한 기시다 내각에 절반 이상의 의석이 모인 형태다. 이는 일본의 정치에 야당은 존재하지만 정권교체의 선택지에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투표율은 여전히 저조했고, 자민당의 1강 체제는 견고하고, 자민당 타도를 기표로 단결한 야당은 오히려 의석을 잃었다. 일본 언론은 “외국과 비교해도 투표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 가운데 “전쟁 가능한 일본”을 외치고 있는 극우 정당이 오사카에서 약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학습된 무력감으로 투표 포기… 「변화」를 실감시킨 일본 유신의 모임에는 열광
일본 사회의 낮은 투표율의 주범으로는 학습된 무력감을 들 수 있다. 일본 사회 전반에 떠돌고 있는 냉소주의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의 일본이 싫으면 일본을 떠나라”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입후보하라” 등 변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냉소주의가 저조한 투표율로 이어질 것이라고 아사히 신문은 지적했다. 사회화기관인 학교나 직장에서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보다는 '공기(분위기)'를 읽으면서 흐름에 따른 의사결정 과정도 정치적인 자기효능감을 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치적인 효능감을 느끼게 한 것이 오사카부를 기반으로 한 일본유신의 모임이다. 후보를 낸 지방구에서 전원이 승리를 거두고, 전회의 선거보다 의석을 4배 가까이 늘리는 등 약진한 일본유신의 모임은 일본에서는 극우 정당으로서 파악되고 있지만, 「일은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이미지 에 다니고 있다.
물론 “오사카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미지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만큼의 실적과 국민의 이익 환원에 힘입어 이번 선거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더러운 것으로 악명 높았던 오사카 지하철역 내의 화장실은 일본 유신회가 오사카부의 실권을 잡은 후 청결도가 개선되어 중학교의 급식 무상화가 시행된 것으로 공동 작업 가정의 아이 도시락 준비 부담을 가볍게 했다. ‘일본유신회가 있는 한 우리의 생활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진 셈이다.
◇유권자의 평가기준은 실효성이 아니라 “하려고 하는 의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 유신회가 이끄는 오사카부가 일본에서 신형 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의원 총선거에서 일본유신회가 국민에게 다시 선택됐다. 라는 점이다. 신형 코로나의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올해 5월, 오사카부는 사실상 의료 붕괴 상태에 있어, 신형 코로나의 감염 환자는 입원도 할 수 없는 채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중에 사망하는 것이 평소였다. 자영업자들에게 휴업을 요청하는 대신 협력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실제로는 지급까지 큰 시간이 걸렸다.
신형 코로나에 대응하는 모습도 꽤 잡담했다. 일본 유신의 회 소속의 요시무라 요몬 오사카부 지사가 갑자기 긴급 기자 회견을 열어 “양치질 약(구강 청결제)이 신형 코로나의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근거가 없는 이야기를 하면, 오사카부내의 모든 약국에서 양치질이 품절되거나 신형 코로나 대책의 하나로 비구 33만장의 기부를 받았는데 실제로 방역 현장에서 사용되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사카는 일본 유신의 모임에 열광했다. 일본 국민의 약 40%가 이용하는 ‘국민SNS’인 트위터에서는 요시무라 지사가 일에 열심하다고 해서 ‘#요시무라 잠자리’라는 검색어가 트렌드 1위가 됐다.
요시무라 지사의 “일하고 있는 척”이 공을 낳았다는 평가다. 하시시타 테츠 오사카 전 시장 시대부터 현재의 요시무라 지사에 이르기까지 일본 유신의 모임을 취재하고 있는 요시토미 유지씨는 “요시무라 지사는 어쨌든 보이는 모습을 의식해 움직인다.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사카 TV에 매일 나와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며 "실패해도 새로운 대책을 세우고 오사카 부민에게 계속 공개하고 있지만, 이러한 모습이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고 분석했다. 결과에 관계없이, 노력하자는 요시무라 지사의 모습이 중년 여성 유권자에게는 마치 자신의 아들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그의 정책이 적지 않은 실패를 경험해도 악의가 없으면 지지 하는 데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본 유신의 모임이 오사카를 넘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오사카에서는 상당한 허언조차 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지지를 유지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만큼 일본 유신의 모임이 오사카에서의 기반을 잘 구축한 것이다.
◇일본의 우경화에는 방향을 잃은 리버럴에도 책임 있음
일본 국내에서도 극우로 가리키는 일본 유신의 모임이 오사카를 잡은 모습은 생각할 여지를 준다. 우익을 견제하는 리버럴(진보)이 본래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와 10년째가 된다. 리버럴은 동북아의 평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평화헌법의 개정을 외치는 보수 우파와는 대조적이지만, 지향점이 불분명해져 오랜다. 일본 유신회의 중의원 총선거 압승을 포퓰리즘으로 갚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되는 것이 현재 일본 사회의 리버럴 세력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유신회의 압승을 포퓰리즘이라고 넘어뜨리는 이들(리버럴 세력)은 자민당에 불만이 있는 유권자를 장악하는 논리가 없다”며 “어떤 정당에 투표할지 투표하는 정당 정책을 백퍼센트 지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지만 일본 유신회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포퓰리스트와 비하하는 것만으로는 자민당을 싫어하는 유권자의 마음도 잡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리버럴이 일본 유신회의 개헌 주장에 반대한다면 적어도 헌법 9조를 빛낼 수 있는 '야당판 개헌안'을 내걸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지적도 골신에 대처한다.
2012년 자민당에 정권이 건너간 지 9년간 정권 교체의 가능성이 멀고 있는 일본의 정치를 보고 실감하는 것은 의욕을 잃은 야당이 얼마나 현재 유지에 공헌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떻게든 변하지 않는다는 환멸에서 일본 유권자가 정치참가 자체를 포기하는 동안 개헌을 주장하는 극우정당은 민생정치를 무기에 지지를 얻었다. 신형 코로나에 대한 대응의 흔들림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일본유신의 모임이 언젠가 ‘전쟁 가능한 일본’을 만들겠다고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2021/11/25 21:15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