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준비만 대답이 아니다… 한일, 한일 상설통화 스왑 필요”=한국보도
“한국 외화준비액의 절대 수준은 나름대로 충분히 보이지만 원의 변동성이 커질 때는 준비고만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해 왔다. 단지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 하고 공급체인 문제 등으로 양국 간 협력이 커지는 타이밍이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하고 상설통화 스왑을 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한국국제금융학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 동국대학 경제학과 강삼모 교수는 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 21일 열리는 미한정상회담 개최 을 계기로 한국의 윤석열 신정부가 미한통화 스왑을 상설화하는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강 교수가 미국과의 상설통화 스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외화준비액이 많아도 위기적인 상황에서 원시세 변동성을 낮출 수 없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외화준비액을 계속 늘려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1997년 통화위기 이후 한국은 꾸준히 외화준비액을 쌓는 노력을 해왔으며, 그 결과 2008년에는 2500억달러 이상의 준비고를 쌓아 올렸다. '이 정도라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휩쓸리면 한국 환율시장은 미국 달러보다 더욱 불안하게 움직였다”며 “당시 950원이었던 원시세가 몇 달 만에 1560원까지 급등했지만, 이 불안을 진정한 것은 결국 미국과의 임시통화 스왑 체결이었다”고 말했다.

또 외환환액을 무제한으로 쌓을 수도 없고, 준비고를 늘려도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미국 국채를 비롯한 달러 표시 채권이며 이자율이 거의 없는 등 비용 부담을 크게 수반한다”로서 외환준비액의 일정 부분을 통화스왑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통화 스왑이 이루어지면 비상사태시 원화를 맡기고 미리 약정한 환율로 달러를 빌릴 수 있다. 외화 준비고가 증가하는 효과를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에 비유하면 만약 대금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하여 비상금을 계속 늘리는 대신 언제든지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하나 만들어 두는 것과 같다. 2020년 신형 코로나판데믹(대유행) 충격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동요했을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이 맺은 임시통화 스왑은 600억 달러 규모였다.

지난달 말 현재 한국의 외화준비액은 4588억 달러로 전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 외화준비고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8% 수준이지만 학계에서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준비고가 GDP 50%를 넘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도 한국의 적정외화 준비고 규모를 9300억 달러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모건 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의 선진국 지수 편입도 이러한 상설통화 스왑의 필요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강 교수는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등이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안전관계 차원에서도 통화 스왑을 맺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과의 상설통화 스왑 체결이 가지는 장점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아질 것 같다. 강 교수도 “실은 미국은 한국처럼 과거에 통화 위기를 체험한 국가와는 이런 통화 스왑을 그다지 연결하지 않게 하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보였다. 다만 “(한국) 신정부가 한미동맹을 강화하려고 하고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도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과 경제 안정이 미국의 국익 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잘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가 고민하는 일이지만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잘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의 상설 통화 스왑 규모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통화 스왑 체결 자체가 주는 상징성은 있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너무 작은 규모로는 한다”며 2020년에 맺은 600억 달러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과거에 일본과도 통화 스왑을 맺었을 뿐, 신정부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면 미국, 일본과의 통화 스왑 체결을 동시에 추진해 총 1000억 달러 정도를 확보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2/05/12 09:28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