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의 기념 촬영으로… 이탈리아 150년 전의 동상이 파손
독일인 관광객이 이탈리아의 한 저택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150년 전 동상을 부수고 도망쳤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인 관광객 2명이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아레코 저택을 관광했을 때 저택 내 동상을 파손했다. 석상과 함께 사진을 무리하게 찍으려고 전도해 이런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SNS에는 이들이 석상을 파손한 영상이 올라갔다. 영상에서는 관광객 2명이 분수대 중앙에 있는 석상과 사진을 찍기 위해 화단을 넘어 분수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사람이 석상을 안아주는 포즈를 취해 무게중심을 잃고 쓰러져 조각상도 함께 쓰러져 찢어졌다. 사진을 찍고 있던 또 다른 관광객이 깜짝 놀라게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파손된 동상은 이탈리아 예술가 엔리코 부티가 약 150년 전에 만든 작품 '도미나(Domina)'다. 이 조각상의 가치는 21만8000달러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이 관광객들은 조각상이 망가지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저택을 떠났다고 한다.

아레코 저택의 관리자 브루노 골페리니는 "우리가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다"며 "도미나의 석상은 저택을 보호하는 의미를 가진 석상이지만, 이러한 무지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라고 말했다. 골페리니는 “조상이 흩어져 갈수록 분수대 타일도 깨져 수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많은 유적에 관광객이 낙서를 하는 등 훼손 행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로마 콜로세움 유적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유럽 관광객이 이탈리아 국민의 공분을 샀다.

현지경찰은 아레코 저택 측의 통보를 받아 감시 카메라 분석 등을 바탕으로 피의자를 특정할 계획이다.
2023/08/13 13:09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