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울고 일본은 웃었다… 한 달에 약 110억엔의 펀드가 유입=한국보도
글로벌 증권시장이 동요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자금이 유출되고 있지만 일본만 독주하고 있다. 역대급의 엔안 현상에서도 증권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은 데다 일본은행이 긴축이 아니라 경기부양을 택한 것으로 투자심리가 좋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엔고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설정액 모두 “양호”

이달 28일 한국 금융정보회사인 ‘에후엔 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한 달간 874억원 감소했다. 이 소용돌이 중에서도 일본의 주식형 펀드만이 같은 기간 1182억원 증가했고, 최근 3개월간에도 1336억원이 순유입됐다.

일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해외 주식형 평균치(1.88%)를 웃돌고 있다. 일본 주식형 펀드의 1개월간 수익률은 5.26%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중국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3.27%를 기록한 것과도 대비된다. 3개월간의 수익률도 평균(1.65%)보다 높은 3.17%를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1개월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KINDEX 일본 레버리지증권 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재간접파생형)(H)'은 에후엔 가이드의 집계 기준으로 9.76%로,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미래 자산 자산 운용의 “미래 자산 TIGER 일본 헬스케어 증권 상장 지수 투자 신탁(주식-파생형)(합성)”과 한국·한화 자산 운용의 “한화 재팬 코어 증권 투자 신탁 1[주식] 종류 A” 수익률도 각각 6.95%, 6.70%로 이어졌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은 한국·삼성자산운용의 '삼성일본인덱스 증권자 투자신탁H[주식]'으로 최근 한달간 1억8000만원 정도가 늘었다 . 지난 1년에 범위를 넓혀 보면 설정액이 24억6200만원 이상 증가해 이는 2위인 '한국투자 일본혁신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모)' 보다 5배 이상의 규모다.

◇역대급의 엔저에서도 타격을 받지 않는 일본의 증권 시장, "하반기의 엔고 압력을 우려"

일본은행이 현행 대규모 금융완화책에 고집한 것으로 엔화가 퍼지고 있지만 일본 증권시장은 크게 타격을 받지 못한 모습이다. 올해 1달러 115엔대에서 시작한 엔시세는 이달 14일 거래 중 139엔대를 돌파해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6월 한 달간 코스피(한국종합주가지수)는 12.27%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닛케이 평균 주가 하락률은 3.88%에 그쳤다.

이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26일 “국제 원유 가격이 안정되고 소비자가 가격 상승에 저항한 것으로 인플레이션 정점의 잠정적인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이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덕분에 일본 기업도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견조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신형 코로나에 의한 국경봉쇄 완화와 함께 소비회복을 위한 각종 부양책이 제시돼 정책이 긴축이 아니라 경기부양으로 흘러 일본 기업이 좋은 성과를 보였다”며 “하반기에도 엔화가 눈에 띄는 것으로 예상돼 일본 기업의 해외 수출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자산운용 정혜원 매니저도 “일본 증권시장이 현재 평균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달러화는 어려운 만큼 엔저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하반기에도 견조한 결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 내년 초에 다가갈수록 엔고 압력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일본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해외 수출 실적 회복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우려가 있다는 우려다.
2022/08/06 09:34 KST